2012년 7월 10일 화요일

‎[BK칼럼] 지검장 직선제가 킹핀이다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조커에 이어 베트맨의 적으로 등장한 '투 페이스 하비'는 고담시의 선출직 검찰총장이었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어둠 속에서 활약하는 베트맨이 '어둠의 기사'라면 시민에게 선출되 정정당당하게 거악과 맞서 싸우던 그는 '빛의 기사'라고 할 만하다. 비록 영화 속에서는 불행한 최후를 마쳤지만 베트맨은 오히려 자신보다 그가 진정한 고담시의 영웅이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아칸소 주지사 이전에 아칸소의 검찰총장이었다. 우리로 치면 제주도 지검장 정도의 지위였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클린턴은 아칸소 검찰총장으로 선출되면서 주지사 출마의 발판을 마련했고 결국 세계 최고의 권력자로 도약했다.
 
'견찰', '떡검', '색검''스폰서 검사'까지 검사에 대한 비난이 봇물을 이루는 우리나라에서 보면 정말 다른 나라 이야기다. 같은 검찰인데도 어쩌면 이렇게 다를까 싶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검찰총장 임명권 국민에게 돌려줘야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돈과 권력이다.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을 임명하고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임명하는 구조에서 검찰은 자신의 임명권을 가진 위를 쳐다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민이 선출하는 검찰은 국민을 쳐다보게 된다.
 
국민이 원한다면 현직 대통령의 비리를 파헤치고 삼성과 대결하는 검사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인기를 얻은 검찰총장이 국회의원이나 도지사, 대통령이 되는 시대도 올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대통령의 눈에 들어 여당 공천 받는 것이 기대할 수 있는 전부다.
 
선거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교육감 직선제를 보자. 김상곤 교육감과 곽노현 교육감이 선출되면서 수도권의 만연한 교육계 부패가 자취를 감췄다. 무상급식 논란도 따지고 보면 민주당이 아닌 김상곤 교육감에서 비롯됐다.
 
로스쿨 졸업생들에게도 검찰총장 직선제는 새로운 희망이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출세의 기회가 열린다면 무료 변론이나 시민운동으로 뛰어드는 변호사도 많아질 것이다. 그야말로 정책 하나를 바꿈으로서 주변의 선순환을 유발하는 볼링의 킹핀이라 할만하다.
 

가장 큰 적은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
 
가장 큰 장벽은 정치에 대한 불신과 민주주의에 대한 냉소주의다. 선거가 많으면 세금 낭비라며 총선과 대선 주기를 합치자는 주장이나 투표용지가 너무 많아서 로또 선거로 흐른다는 국민 무시의 발상이 그것이다. 선거가 많다면 다음 총선 날짜에 지검장 선거를 같이 치루면 된다. 투표용지도 현재 총선 후보자와 정당에 대한 투표 2장에 지검장 후보가 포함되 3장으로 늘 뿐이다.
 
마침 올해는 대선이 있다. 대선 후보가 이를 대선 공약으로 걸고 국민 앞에서 대논쟁을 벌여야 한다. 71년 김대중의 향토예비군 폐지 공약이나 2002년 노무현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처럼 승패를 가르는 대논쟁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과정 자체가 검찰의 의무와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국민적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더 많은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각 지방검찰총장의 임명권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옳다. 잃을 것은 떡검과 견찰이고 얻을 것은 더 많은 민주주의다.

댓글 1개:

  1. 안녕하세요. 이번 범기형님의 글에 지정코멘터로 선정된 정형권이라고 합니다. 제가 감히 코멘트를 하기보다는 궁금한 점을 간단하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검찰이라는 조직의 생존원리는 '다수결'이 아닌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지방검찰총장의 임명권이 국민에게 돌아갈 경우, 선거라는 정치제도의 생리상 진실보다는 국민의 입맛대로 검찰권의 행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검찰이 소수의 권력자들의 손에 좌우되서도 안되지만 지검장 직선제는 다수의 횡포라는 포퓰리즘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새로운 대안은 없는지 궁금해 지는데요, 여기까지는 제가 생각을 미쳐 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는 지검장 직선제 이외의 검찰개혁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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