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5일 수요일

[자유너마저]책 '안철수의 생각'리뷰; 안철수에 대한 비판적 지지






 유력한 대선주자이자 한국사회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인물, 안철수의 생각이 담긴 책이라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워낙 부지런한 분들이 많아, 겹치는 감상들은 생략하고 가장 하고 싶은 말들만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1. 대통령 당선은 세력교체로 바라봐야 한다. 

 대선과 정치에 관한 안철수의 생각을 읽으면 배트맨이 떠오른다. 집권에 있어서 세력교체의 관점이 부재하다. 대통령 개인으로서 한국 사회를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무의식이 깔려있는 듯 했다. 마치 배트카와 배트맨 변신복이 있으면 고담시를 구할 수 있을 거라 믿는 웨인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하지만 대통령이 되어 개인의 역량, 특히 소통과 합의의 능력으로 정치적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다는 낙관론은 다소 나이브하고 위험하게 보였다. 한국의 대통령이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것 처럼 보이는 것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로는 검찰지휘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 둘째로 여당이 의회다수를 점할 경우 사실상 내각제의 수상 이상으로 대통령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한국의 정치제도 때문이다. 안철수가 가진 기존 제도권 정치에 대한 불신과 비판은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하지만 안철수가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서는 어떤 세력과 함께 나아가야할지 구체적인 고민과 연대지점, 연대의 방식을 생각해야 한다. 분점정부 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얼마나 비루한 신세에 놓였었는지를 떠올려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번에 출범한 19대 국회는 새누리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안철수가 행여 대통령이 되면 사실상 분점정부의 형태에서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개혁안은 기득권과 맞닿아 있는 새누리당의 강한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때문에 어떤 세력과 연합하고, 의회에서 어떤 정치를 통해 우위를 되찾아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막연히 자신의 소통과 합의 능력이 대통령직과 결합했을 때 구 정치체제의 구태를 타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나이브한 측면이 강하다. 

#2. 권력행사에 대한 결심이 필요하다.

 시사IN 252호에서 다루었듯이, 안철수가 대권에 대한 의사를 표명하도록 이끈 것은 그의 역사적 소명의식이다. 애초에 권력의지는 없는 사람이지만, 시대와 사회의 위기 속에서 자신의 역할이 주어지면 이를 수용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론 이러한 역사적 소명의식에 철저하기만 해도 안철수는 충분히 대통령이 될 추진력을 가졌다고 본다. 하지만 문제는 집권 이후다. 사실, '소통과 합의를 추구한다'는 그의 말과 '비상식에 맞선 상식을 추구한다' 그의 말은 모순적으로 보인다. 비상식과 소통과 합의를 모색할 수 있는가? 안철수라면 해낼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비상식과의 타협에는 비관적이다. 그가 사실상 대통령직을 생각하고 있다면, 비상식에 대해 자신이 가진 권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해야한다는 결심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참여정부 시절대통령이 권력의 부작용을 우려해 주어진 권력을 소극적으로 행사한 결과가 무엇이었는가? 검찰이 개혁되지 못했고, 사학법이 좌초되었고 조중동 프레임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지난 4년 일들이 이후 한국사회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쳤는지를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다. 비상식에 대해 그가 철저히 권력의지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그러한 결심이 있어야 한다. 

#3. 안철수, 생각이 아닌 삶으로 평가 받아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는 분명 우리 나라 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별 특별할 게 없는 '안철수의 생각'을 읽고 실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두 가지 점에서 그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그의 정책 아젠다는 색다를게 없고, 원론이 많고 각론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있어 탁월하고, 균형잡힌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념에 함몰되거나, 사회에서의 성공에 쩌들어 있거나, 과거의 복수심에 함몰되어 있지 않다. 그는 이념, 지식, 경험에서 균형잡힌 자세로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그것이 참모진으로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만의 거대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리더로서 탁월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특히 새로운 체제가 요구되는 다음 정권에서 이러한 그의 역량은 한국 사회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둘째로, 그가 가진 대중성은 단순히 그가 가진 정치관과 지식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단순한 팬텀도 아니다. 대중은 그의 삶 자체가 이 시대에 필요한 패러다임을 선구적으로, 성공적으로 실현시켜온 과정이었기 그에게 열광한다고 봐야한다. 특히 그가 가진 소통과 이해, 공감의 능력은 책 한권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핵심적으로 그가 가진 탁월한  소통, 이해, 공감능력이 안철수를 훌륭한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 그가 가진 약점으로 국정 초반 난항을 겪더라도, 곧 그가 가진 소통과 이해의 능력으로 보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역사적 소명의식에 갇혀 스스로를 지나치게 희생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아닌 걱정이 들 뿐이다. 그런 걱정을 제쳐둔다면, 그는 지금 나와있는 어떤 대선주자들보다 좋은 대통령이 될 자질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by 자유너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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